"협곡 수직 단애에 걸린 3.6km 잔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9월 유네스코 협곡 잔도 산책
[tnt뉴스] 최유정 기자=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드르니마을과 동송읍 장흥리 순담계곡을 잇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 현무암 협곡 절벽 중간에 잔도(棧道)를 개설해 구축한 편도 3.6km의 잔도형 수변 탐방로다.
9월 중순 선선한 초가을 기온이 한탄강 수계에 감돌기 시작할 때, 지상 수십 미터 높이의 수직 화강암 및 현무암 단애면에 매달린 허공 보행로 아래로는 급류와 주상절리 기암이 입체적인 협곡 경관을 드러낸다.
2021년 11월 공식 개통한 이 탐방로는 50만 년 전 북한 평강군 오리산 일대에서 분출한 용암류가 식으면서 형성된 주상절리와 한탄강 하천의 침식 작용이 빚어낸 지질학적 가치를 공중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돼 도보 여행자들의 발길이 닿는 공간이다.
용암대지와 하천 침식이 깎아낸 수직 협곡의 형성사
철원 한탄강 일대는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 화산 분출로 형성된 국내 내륙 유일의 현무암 용암대지다.
북한 평강군 오리산과 680고지 부근에서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은 옛 한탄강 유로를 따라 철원, 연천을 거쳐 문산까지 흘러내렸으며, 용암이 냉각되는 과정에서 규칙적인 다각형 기둥 형태의 주상절리가 발달했다.
이후 하천의 침식 작용이 수십만 년 동안 진행되면서 용암 대지가 수직으로 깎여 깊이 30~50m에 이르는 거대한 현무암 협곡이 만들어졌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구간은 특히 선캄브리아기 편마암 및 중생대 백악기 화강암 기저암 위에 신생대 현무암 용암층이 부정합으로 덮인 복합 지질 단면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구역이다. 이 같은 학술적·자연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202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정식 인증됐다.
3.6km 잔도와 13개 출렁다리가 빚어내는 보행 동선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의 보행로는 순담계곡 매표소(동송읍 장흥리)에서 드르니 매표소(갈말읍 군탄리)까지 총 3.6km(폭 1.5m) 구간으로 이어진다.
이 중 절벽 허공에 H빔 철골 교각을 박아 고정한 잔도 구간이 709m, 지상 및 능선을 잇는 목재 데크로드가 2.2km, 계곡과 지류를 건너는 교량이 664m를 차지한다.
경로 내부에는 총 13개의 인도교가 설치돼 있는데, 케이블을 이용해 흔들림을 체감할 수 있는 현수교 형태의 순담계곡 출렁다리를 비롯해 바닥 중심부에 강화유리를 깐 스카이전망대 3개소가 포함돼 있다.
잔도 바닥은 격자형 철판(스틸 그레이팅)으로 시공되어 발아래로 흐르는 한탄강 수면과 절벽 바닥이 투과된다. 걷는 동안 단애교, 한탄강 전망대, 현무암교, 화강암교 등 테마별 교량을 차례로 지나며 협곡의 지형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순담 매표소와 드르니 매표소 간 지형 차이 및 보행 난이도
주상절리길은 시작 지점에 따라 보행 피로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순담 매표소 방면은 진입 즉시 웅장한 백악기 화강암 기암절벽과 순담계곡의 급류를 마주하는 평탄한 잔도 위주로 동선이 시작된다.
반면 드르니 매표소 방면은 주상절리길 종점부에 도달하기 위해 약 250여 개의 가파른 목재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고저 차가 존재한다.
전체 3.6km 구간에는 총 1,000여 개가 넘는 계단이 분산 배치되어 있어 휠체어나 유아차의 직접적인 자력 통행은 전 구간에서 제한된다.
일반 성인 기준 편도 완주에는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되며, 왕복 도보 시 7.2km에 달해 3시간 이상이 걸린다. 안전한 보행을 위해 슬리퍼나 샌들 대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트레킹화나 운동화 착용이 필수적이다.
운영 시간과 셔틀버스 및 9월 방문 실무 정보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매주 화요일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을 정기 휴무일로 지정해 운영한다. 하절기(3월~11월)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오후 4시에 마감된다.
동절기(12월~2월)에는 일몰 시간을 감안해 오후 3시에 입장을 마감한다. 입장료는 일반 성인 10,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며, 성인 티켓 구매 시 5,000원의 철원사랑상품권을 현장에서 환급해 주어 관내 식당 및 상점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주차장은 순담 매표소(승용차 300대 수용)와 드르니 매표소(승용차 400대 수용) 양쪽에 전용 무료 주차장이 조성돼 있다.
편도 도보를 마친 탐방객의 출발지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는 순담과 드르니 매표소 사이를 순환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20~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평일에는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 택시(편도 요금 약 8,000원~10,000원 선)를 이용해 이동하는 편이 수월하다.
수십만 년 전 용암이 흘렀던 거대한 상흔 위로 뚫린 공중 잔도는 인간이 쉽게 닿지 못하던 수직 협곡의 생태적 속살을 마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바람이 잔잔하고 안개가 걷히는 평일 오전 9시 첫 입장 시간이나 부드러운 가을 햇살이 현무암 주상절리를 비추는 오후 2시 무렵에 방문하면 기암절벽과 강물의 조화를 한결 여유롭게 관찰할 수 있다.
허공에 매달린 잔도 시설물 보호와 탐방객 안전을 위해 난간 밖으로 무리하게 카메라를 내밀지 않고 음주 보행 및 인라인스케이트, 반려동물 동반을 금지하는 관람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인근에 위치한 철원 고석정 국민관광지, 한탄강 은하수교, 직탕폭포, 노동당사, 철원역사문화공원과 연계해 동선을 구성하면 철원의 지질 유산과 근현대 안보 역사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가을 보행 일정이 완성된다. <저작권자 ⓒ tnt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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